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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0년을 살았지만, 아직도 저 자신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주위의 평가가 양 극단일 때가 있는 것을 보면 조금은 흥미롭기도 합니다. 종종 어떤 분들은 제가 변화에 대해서는 상당히 열려 있는 것 같은데 어떤 부분에서 보수적인데 놀라기도 합니다. 비유하자면 반찬은 두 끼 연속해서 나오는 것을 잘 먹지 않는데 반찬을 만들어 내는 사람과는 평생을 가는 사람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유년시절을 외할머니가 계신 버텅바우골(기암)이라는 동네에 맡겨져 초등학교 4학년까지를 보냈습니다. 작은 마을이기도해서 그렇지만 한 학교에서, 한 교회를 다니면서 한 마을의 사람들과 좋든 싫든 살았습니다. 그 분들 중에는 지금까지 특별한 것도 없지만 아주 오래 만에 만나도 가족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지금까지 우리 공동체에서 함께 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읍내로 나와서 처음으로 어머니와 함께 살았고 어머니는 처음 이사 와서 살던 바로 뒷집에 작은 집을 하나 마련하신 뒤로 40년 째 그 자리에서 사십니다. 그 때의 이웃들과도 희로애락을 함께 하면서 현재까지 가족처럼 살아오고 계십니다. 교회도 같은 교회를 40년 동안을 다니고 계십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년 때까지 저는 대구에 있었습니다. 어머니를 닮아서인지 6학년 전학하던 날 외할머니가 소개시켜준 한 교회만을 다녔습니다. 서울로 대학을 가면서 대구와 그 교회를 떠났지만 지금도 대구를 가면 그 교회를 가고 그 교회에 남아 있는 친구들은 제게는 가족 같은 친구들입니다. 역시 이 때 만난 사람들 중에서 지금까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온 울산에서 다운 공동체를 만났습니다. 27살 주님을 다시 영접하고 결혼과 함께 제 교적은 언제나 다운공동체에 있었습니다. 교인으로 시작해서 전도사로 유학중이었지만 목사 안수를 다운공동체 부교역자의 자격으로 받았고, 그리고 담임이 되어 지금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위 질긴 인연으로 함께 하는 분들이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유학할 때도 밴쿠버 지구촌 교회에서 사역하다가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 밴쿠버를 가면 그 교회를 제 교회처럼 갑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제가 자칫하면 오해 받기 쉬운 이런 글을 나누는 이유는 제가 참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인데, 그래도 이만큼 복을 누리는 것, 또는 정말 허물 많은 인생 중에서도 그래도 하나님 보시기에 좀 괜찮았던 것이 뭘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제가 잘했다기보다 하나님의 은혜이고 제가 교회와 사람들을 잘 만난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 편에서 조금 잘한 게 뭘까 생각해 봅니다. 

 

첫 번째 떠오르는 것은 제가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서 쉽게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물론 저는 살면서 사는 곳이나 교회를 옮길 수도 있고 사람들과 헤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 역시도 다운공동체가 어려울 때 사역자여서 그렇기도 했지만 교회를 잠시 떠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과 헤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할 수만 있으면 견뎌보려고 했고 하나님께서 만나게 하신 사람들과는 오래 함께 하려고 했습니다. 저 역시도 결코 좋은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인내해보려고 한 것을 하나님께서 좋게 보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혹여라도 합당한 이유로 기도하고 축복받으며 떠나시는 분들이 있다면 결코 이 글이 마음에 짐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는 선택한 것에 대해서 후회하거나 남을 원망하기보다 제게서 원인을 찾으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도 내일이라도 하나님 뜻이라면 떠날 것입니다. 그래서 만약 떠난다면 뒤돌아보지 않을 것입니다. 이 말을 드리는 것은 혹시 이 공동체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어서 온 공동체면 혹 상황이 조금 나빠져도 후회하거나 뒤돌아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제는 여기가 마지막 공동체라고 믿고 주님이 옮기실 때까지는 우리 함께 가 보십시다. 저 역시도 인간인지라 문제가 생기면 누군가 원망할 대상을 찾습니다. 그러나 결국 제 부덕인 줄 알고 제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고 회개하면서 왔습니다. 아마도 이런 삶이 힘은 들고 괴롭기도 하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조금 기쁘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이제 광야생활이 4달 째 지나가고 있습니다. 여름과 가을도 지나고 이제 겨울의 입구에 있습니다, 광야가 길어지면서 이런 저런 모양으로 불평이나 또는 공동체에서 멀어지는 분들이 나올만한 때 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짧은 인생 하나님을 믿어보니 몇 번 중요한 순간이 있는데 지금이 그 순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광야를 잘 지나면 그곳에 얻는 인생의 깊이에 대한 깨달음과 인격적인 성숙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이 있을 것이라고요. 무엇보다 우리가 죽을 때 그래도 자식들에게 해 줄 이야기 하나 건지는 것, 그것이 작아보여도 죽음 앞에서는 가장 의미 있는 유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것을 위해서 앞으로 1년 치룰 대가가 결코 값싼 것은 아닐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그러니 우리 같이 인내하면서 끝까지 함께 가보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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