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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설교 시간이나 칼럼을 통해서 가끔 빌레몬 사역 이야기를 해서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듯합니다. 빌레몬 사역을 이야기하려면, 소망교도소 (www.somangcorrection.org)이야기부터 해야겠습니다.

 

소망교도소는 법무부가 지원하고 한국기독교가 힘을 모아 10년 전 세운 기독교정신에 입각하여 수용자들의 교정을 돕는 민영교도소입니다. 기독교 학교, 기독교 병원처럼 소망교도소는 기독교 교도소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이번에 저도 알게 되었습니다만, 우리나라는 전국에 국영 교도소가 52곳 있습니다. 그리고 민영은 소망교도소 1곳입니다. 이곳에 약 5만 명이 수감되어 있고, 각 수용자당 4인 가족으로 계산하면 20만 명이 교도소와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말은 우리 가까이에 수용자가 있든지 아니면 가족이 있다는 말이 됩니다. 참고로 법률적으로는 ‘수형자’나 ‘재소자’라는 말이 익숙한데, 이 말은 갇혀있다는 의미여서, 소망교도소에서는 하나님 안에 모든 것을 ‘수용’하게 되는 성품으로 변화되면 좋겠다는 바램을 담아서 ‘수용자’라고 쓴다고 해서 저도 그렇게 쓰겠습니다.

 

소망교도소는 90년대 중반 IMF가 터지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수감자 숫자가 8만 명을 넘어가면서 큰 사회 문제가 되었는데, 이때 기독교계에서 정부에 제안을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기독교계가 돈을 대어 교도소를 짓겠다고 말입니다. 당시 이것을 주도한 단체가 지금은 방향을 잃어버린 “한기총”이었다는 사실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95년도에 민영 기독교도소 설립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김대중 정부에서 관련 법을 만들고 노무현 정부 때 아가페 재단이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이명박 정권 때인 2010년 12월 1일에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기도부터 시작하면 만 15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만 10년이 흘렀습니다. 사실 저는 대학시절 시대적인 영향으로 경찰서, 구치소, 교도소는 멀리했기에 관심도 없었던 일이었지만, 최근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료를 찾아보면서, 이 일이 보통 일이 아니었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사실 우리 교회를 다녀간 적이 있고 “하나님이 고치지 못할 사람은 없다”라는 책도 내신 교도관이셨던 박효진 장로님 같은 분들의 교도소 내에서 사형수들을 회심시킨 놀라운 부흥의 역사도 연관이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저는 낮은 곳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보내려 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보겠다는 한국교회의 마음의 열매라고 봅니다. 참고로 현재 소망교도소에는 남자 수용자만 400명이 있는데 일반 교도소와는 다른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교정방식, 예를 들면 재소자를 부를 때 수인번호를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부르고, 예배와 소그룹 등을 함으로 인해서 나름대로 경쟁률(?)이 높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반 교도소도 마찬가지이지만, 소망교도소를 나와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들에 대한 편견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일자리를 갖기도 어렵고, 가정과 교회로 돌아가기는 더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교도소에 들어오는 비율, 재복역률이 22-23%가 된다고 합니다. 재범율은 이보다 훨씬 높다고 합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차에 저는 또 하나님께서 일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 총수가 몇 년 전에 두 번에 걸쳐 감옥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그분이 출소할 때 성경책을 들고 나와서 기사화 된 적도 있습니다. 이분이 감옥에서 복음을 듣고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치 빌레몬서에 나오는 오네시모가 감옥에서 바울에서 복음을 듣고 다시 골로새교회의 교인이었던 그의 주인인 빌레몬에게 돌려보내서 회복시키는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이 사역의 이름이 빌레몬 사역이 된 것입니다.

 

즉, 이분이 볼 때, 왜 수용자들이 출소하고도 가정이나 사회, 교회로 돌아가지 못할까 고민하다가 경제적인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가정으로도 돌아갈 수 있고, 심지어 교회조차도 범죄자라는 편견보다 왠지 저 사람을 교회가 돌봐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사실은 더 밑바닥에 깔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일부분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분이 출소자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행복 투게더”라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습니다. 세차장, 도시락 공장, 공예 등의 사업을 통해서 소망교도소 출소자들을 받아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경제적인 자립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역을 돕는 이사장이 휴스턴 서울교회 목자이면서 집사님인데, 이분이 이 사역을 섬기는 대표 목사님을 저희교회 목회자 세미나에 보냈습니다. 코로나 직전 세미나였습니다. 왜냐하면, 출소한 분들이나 그 가족을 돕는 길의 마지막은 건강한 교회 공동체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몇 차례 소망교도소 관계자(정부), 행복투게더 관계자(기업), 가정교회 관계자(교회)가 모여서 회의를 했습니다.

 

그 가운데서 가정교회가 기여할 일이 있지 않을까 뜻을 모으는 중입니다. 즉, 출소자가 사는 지역에 있는 한 가정교회, 한 목장에서, 이들을 받아주고 가족이 되어주면 이들이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인들은 전과자에 대해 두려움이 있고,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지만, 예수님이 원하시는 사랑은 대부분 거룩한 위험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일흔 번씩 일곱 번 용서하라,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을 돌려대라) 그렇다면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이들을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소망 교도소와 행복투게더 시설을 거치면서 2중, 3중으로 검증된 사람들만 받아들일 것이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크지 않을 것입니다. ^^;)

 

아직 구상 단계입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졌을 때, 출소자가 정착하게 될 지역의 한 가정교회, 한 목장이, 자원하여 이들을 품고 가족이 되어준다면, 가정교회가 진정한 성경적 교회가 되고, 예수님으로부터 “내가 감옥에 갇혔을 때에 찾아주었다”라는 칭찬을 듣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운 가족 여러분!

하나님의 사랑은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이 일을 실천할 기회를 주실 때 여러분들의 목장이 쓰임 받길 준비합시다. 그러려면 그 전에 목장이 영혼구원하는 목장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 목장이 정말 낮은 곳에 흐르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복음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섬기고 있는지 점검하십시다. 그리고 이런 일일수록 영적인 공격은 더 많다는 것을 아시고 더욱 하나 되고 말씀과 기도의 자리에 나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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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 남미 브라질에서는 휴마이타 교도소가 시작되었고, 북미에서는 메노나이트 교단 중심으로 '회복정의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이 소망교도소의 모델이 되었고요, 휴마이타 교도소에서는 수용자들을 "레쿠페란도", 즉 "회복중인 사람"으로 부릅니다. 사실 우리는 죄가 들키지 않아서 감옥 밖에 있다 뿐이지, 우리 모두는 죄인이며, 복음 안에서 회복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