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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이번 주일은 다운공동체교회 32번째 생일입니다. 32주년 설립 기념 예배를 준비하면서 담임목사로서 앞으로 저의 남은 임기를 생각하며 교회를 향한 소원을 나누고자 합니다.

 

32년의 역사에서 절반 이상인 17년을 3대 담임목사로 보냈습니다. 개척 때부터 청년으로 전도사로 보냈으니 유학 기간 포함하여 교회를 떠난 7년 정도의 시간을 빼면 약 25년의 시간을 다운공동체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려고 마음먹은 적도 원했던 적도 없는데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하나님께서 그나마 부족한 제가 하나님의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고 주님을 닮아가기 좋은 자리가 다운공동체교회라고 여겨서 그렇게 하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남은 시간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는 것으로 채우고 내려오려고 합니다.

 

1. 가정교회, 마을교회, 세상 속 교회

가정교회를 통해서 영혼구원 하는 일, 마을과 같은 신앙공동체의 울타리를 만들어서 자녀들에게 믿음을 계승하는 일, 이웃 섬김과 일터 그리고 선교를 통하여 세상 속에서 제자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을 세우는 일은 우리 교회가 포기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것은 한 목회자의 개인적인 비전이나 야망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서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 주시는 주님의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상황에 맞게 더 구체화해서 적용하여 깊이 있게 만들고 문화가 되도록 하느냐 하는 것이 과제일 뿐입니다. 코로나 상황이라고 해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일입니다. 37개 목장과 교육부서 및 사역부서를 중심으로 이 사명을 함께 이루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 하나님과 교회와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을 세우는 교회

이번에 저희 장모님을 천국에 보내드리면서 교회 성숙함의 깊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역사가 오래되고 사람이 많다고 해서 그 교회가 깊이 있는 교회는 아님을 배웠습니다. 교회의 깊이는 사람에게 달려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달란트를 가지고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이루어 가는 사람, 그런 사람이 많은 교회가 깊이 있는 교회임을 알았습니다.

 

장례 중에 장모님께서 평생을 섬겼던 태화교회 도서관팀에서 작은 산문집을 만들어왔습니다. 아마 도서관팀에서는 교회 내 교인들을 상대로 수필교실을 열어서 전문작가를 불러 자신의 삶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분들을 도와준 것 같습니다. 장모님도 거기에 참여했고, 장모님의 삶을 옆에서 지켜본 도서관팀의 팀장인 이경숙 권사님이라는 분이 장모님의 삶을 조금이나마 교인들에게 알리고자 글을 모아서 소책자를 내었다고 합니다. 세상적으로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그야말로 작가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더더구나 송구한 일일 수 있는데 교회니까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하나님 나라의 작가로 인정하셨다고 생각합니다 .

 

책을 받아들고 보니 책 제목과 저자 소개가 참 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사랑받을 자에게 사랑을! 위로 받을 자에게 위로를!” 저자 소개에는 “평생 하나님과 교회와 이웃을 사랑하신 분”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제가 30년 가까이 장모님을 옆에서 지켜보았지만, 저보다 시간을 많이 보낸 영적 가족인 태화교회 교인들이 장모님을 더 정확하게 알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고 조말금 권사님은, 저의 장모님 이전에 제가 목회자의 입장에서 볼 때, 가정교회를 하는 교회도 아닌데 누구보다 목자처럼 살다 가신 분이었습니다. 사도행전 설교를 하고 있지만 사도행전의 제자들처럼 살다 가신 분입니다. 무엇보다 그 분은 큰 빛은 아니었지만, 누룩과 소금처럼 살다가신 분이었습니다. 이번 장례에 이름도 없이 사랑을 입고 위로를 받은 자들이 이렇게 많을 수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늘 복음이 필요한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섬기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동강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한 미용봉사를 20년동안 하셨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서 그 역시 복음을 전하는데 활용하셨습니다.  사실 저희 장모님은 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런데도 복음 안에서는 대학원을 졸업한 박사같은 분이었다 생각합니다. 그것이 복음입니다. 복음으로 열등감과 인정 욕구를 극복했습니다. 소위 태화교회 개척 멤버였음에도 기득권과 생색을 극복했습니다. 또한 막 청년이 되어 군에까지 다녀온 아들을 사고로 먼저 보냈음에도 그 슬픔을 믿음으로 이겨내시고 아들 이름으로 작지만 "은실 장학회"를 만들어 1대 회장으로 지냈습니다. ^^; 캐나다에서 본 은퇴하신 교회 어른들이 운영하는 재활용 센테를 보시고 와서는 교회당 한 귀퉁이에서 교인들로부터 기부받은 옷 등을 팔아 구제하는 "나누리 방"을 운영하였습니다. 어떻게 그런 지혜와 용기를 내었는지 복음의 능력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사역보다는 성품이 위에 있었습니다. 장례를 집례한 양성태 목사님의 말씀처럼 평생 자녀들이나 교인들 관계 속에서 “혈과 육의 싸움”을 한 적이 없다고 하셨는데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 그분은 말씀과 기도의 자리를 죽기 2주 전까지 지켰고, 교회를 섬기는 일을 삶의 가장 우선순위에 두었습니다. 목회자가 바뀌어도 모든 목회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사랑하고 순종했습니다. 돌아가시기 얼마 전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니 담임목사님이라고 해서 심방을 부탁했습니다만 신앙생활에서 담임목사와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부교역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신은 주의 종들을 나이가 어려도 사랑하고 존경하며 섬겼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저의 가족 이야기여서 부담이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앞으로 우리 교회가 롤모델로 삼아야 할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고 조말금 권사’의 삶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우리 교회에도 하나님과 교회와 이웃을 위한 삶을 살아낼 그리스도인이 더 많이 나와야 합니다. 말씀 중심, 교회중심, 리더 중심으로 사는 사람말입니다. 다른 누구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 받은 은혜 때문에 무엇보다 자기 자신과 그리고 자녀들을 위해서 인정받음이나 생색 없이 살아낼 그리스도인이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다가 아름답게 천국 갈 사람들이 나와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 교회 장례는 주로 교인들의 부모님들이었지만 앞으로 30년 안에는 저를 비롯하여 많은 우리 교회 리더들과 교인들이 천국을 가게 될 것입니다. 그 장례가 영광스러워야 합니다.

 

3. 세대교체 및 교회가 교회를 낳는 교회

흔히 30년을 한 세대로 잡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제 다운공동체교회도 분명 한 세대가 내려오기 시작했고 앞으로 10년 전후로 명확한 세대교체가 일어날 것입니다. 4대 담임목사를 준비해야하고, 지금 30-40대들이 지금의 50-60대 장로님들이나 안수집사님 권사님의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입니다. 이 일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저의 남은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히브리파 유대인들이 헬라파 유대인들을 일곱 집사로 세우듯, 베드로와 바나바가 바울을 세우듯이 그렇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무엇보다 다운공동체교회는 목장이 목장을 분가하듯 교회가 교회를 낳는 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잊지 말라고 2021년에 파송 개척을 허락하셨는지도 모릅니다. 이미 구영리 들어오던 해 정책당회와 공동의회에서는 청장년 회원교인 600명 다음 세대 400명이 되면 2-3개 교회로 같은 공간 안에서 분립하는 것을 교회의 미래의 그림으로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홈페이지 목회칼럼, 목회서신12 참조) 현재 다운공동체는 다음세대 포함하여 출석(?) 교인이 청장년 380명, 다음세대 150명입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해서 영혼구원하여 제자삼아서 설령 그 목표가 되지 않아도 제가 은퇴할 때는 같은 공간 안에서의 2-3개 교회가 공존하는 소위 “쉐어 미션”의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제가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그것이 성경적인 정신이고 교회가 계속해서 건강하게 성장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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