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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오늘 시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다녀왔습니다. 어디에서 분향을 하든지 마음은 같겠지만 그래도 할 수만 있으면 안산이나 진도였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그곳에 가면, 유족들 얼굴이라도 보면 왠지 조금이라도 미안함이 덜 할 것 같기도 하고, 울산 시청에는 없는 영정이라도 보고 분향을 하면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결국 그 밑바닥에는 살아 있는 자 좋자고 하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정말 무엇을 하더라도 어차피 산자들을 위한 것이라면 먼저 간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 산자를 위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 이것 역시 이기적인 발상입니다.

 

1.우리의 죄성을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저는 이번 일은 인간이 죄에 빠질 때 오는 거짓맘몬()”이 극대화된 사건이라고 봅니다. 아마도 5000년 역사에서 이만큼 거짓이 판을 치고 돈 때문에 생명을 이만큼 죽인 예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을 하다가 이만큼 죽었다 해도 이 정도 슬프고 부끄럽고 미안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 자신을 비롯하여 인간이 이렇게도 가벼울 수가 있다는 사실에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결코 우리는 인간에 대한 낙관적 신뢰를 경계해야겠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서 거룩한 분노와 감시를 하고 내가 속한 곳부터 건강한 참여와 내가 할 수 있는 영향력 아래에서부터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2. 어떤 식으로든지 같이 울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일을 당해보면 우리 크리스천들이 참으로 울어야 될 사람과 같이 울지 못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끔 이단에 빠진 사람 들이 상식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본인들은 잘 모르지만), 어쩌면 믿지 않는 사람들이 이럴 때 우리를 보면, 비슷한 기분이 들겠다 싶습니다. 사실 우리 역시 누구보다도 슬프고 아픈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몇 가지를 부탁해 봅니다. 시청을 비롯하여 울산에도 가까운 곳에 합동분향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진도에 가서 자원봉사는 못한다 하더라도 상식선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위로와 눈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조문을 부탁합니다. 교육부서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이 의미를 알리고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보여주고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쉽게 함부로 말하지 말고 절제하며, 우리 각자의 옷깃을 여미면 좋겠습니다.

 

교회적으로는, 교역자 회의에서 5월 달을 맞이하며 계획했던 혈가영가가족창 대회를 취소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당회에서는 지난 번 마우나 리조트 사고 때 학생이나 직원 중에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 사용하려고 했던 헌금을 적절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이번 사고 유족이나 혹 이름 없는 봉사자 가운데 격려가 될 곳에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3. 우리 공동체부터 이름값 꼭 감당해야겠습니다.

이번에 우리가 많이 좌절하는 것 중의 하나는 우리 민족에게 정말 지도자 복이 없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홍수에 마실 물이 없다고 잘난 사람은 많은 것 같은데 진짜 지도자는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도자의 덕목에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만, 위기 때는 그 무엇보다도 책임과 희생입니다.

 

지금 우리의 상황은 1000명 가까이 타는 유람선이 돌아다니는 나라가 되었는데 선장은 작은 고기잡이 어선을 몰던 분이 합니다. 도대체 상황인식과 책임의식이 없습니다. 동기만 착하다고 리더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책임질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은 책임윤리의 시대입니다. 자신의 이름에 합당한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고 희생할 각오가 없는 리더는 결코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교회 리더들 정말 잘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앞으로 리더들 결코 쉽게 뽑아서는 안됩니다. 책임감 없고 진실하지 못한 리더 절대 뽑으면 안됩니다. 교회 리더들뿐 아니라 선거에서도 책임감 없는 리더, 거짓말 하는 리더, 절대 뽑지 마십시오.

 

그런데 어떤 자리는 내려놓고 싶어도 내려놓을 수가 없는 자리가 있습니다. 남편, 아버지, 엄마의 자리가 바로 그것일 것입니다. 이것은 그 이름 값에 맞는 희생을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제발 우리 부모들은 더이상 자신도 못 지키는 말을 자녀들에게 가르치지 마십시오. 또한 내려놓을 수는 있겠지만, 내려놓은 뒤가 더 힘들기 때문에 제대로 하는 길밖에 없는 리더의 자리가 있습니다. 목사(교역자), 사모, 장로, 권사, 목자(,), 교사, 집사일 것입니다. 우리교회 리더는 자기 이름값에 맞는 희생과 책임과 진실함이 있기를 눈물로 부탁드립니다. 따라가는 사람이 리더들을 모시고 가는 민망한 교회는 되지 말아아겠습니다. 저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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