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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지난 7월 22일 시작된 캐나다 왕복 대륙 횡단을 마치고 밴쿠버에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울산의 대공원과 같은 스탠리 파크라는 공원에서 하이킹을 하며 횡단의 피곤을 조금 풀어보고 있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홍수정양과 다운타운의 스타 벅스라는 커피 전문점에 앉아 전형적인 북미의 여름 도심을 창 밖으로 지켜보면서 이 글을 씁니다.




과히 인종의 집합소라고 할 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차림으로 시내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여기까지 읽은 분들은 영화에서 꿈꾸던 한 장면을 생각하실 듯 합니다만 사실 저의 몰골은 결코 그렇지 못합니다. 거칠어진 피부에 헝클어진 머리하며, 옷은 빨래를 했지만 16명의 빨래를 늘 함께 했기에 땀 냄새만 뺀 옷을 입고 있습니다. 거기다 어느 날 부턴가 맨발의 샌들이 편해져서 한국에서 누군가 이런 저를 보면 분명 노숙자라고 생각할 듯 합니다. 다행히 여기는 피해만 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신경 쓰지 않는 문화라 그나마 다행입니다.




제가 서론을 이렇게 시작하는 이유는, 다섯 번에 걸쳐 대륙횡단을 하면서 그 중에서 몇 번은 우리교회 형제나 집사님들과 긴 시간 함께 하면서 오해 아닌 오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 중 가장 큰 오해 두 가지를  풀고자 합니다.




1) 대륙횡단 캠프는 관광이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 하지만, 이 캠프에 두 번째 참여한 박집사님(이제 이 양반도 비슷한 오해를 받는 것은 아닌지..)은 처음 다운교회에 왔을 때 제가 여름 약 3주 이상을 캐나다에 다녀온 후 또 다시 휴가를 갖는 것을 보고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는 간증을 한 적이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쉬었으면 되었지 한국에 돌아와서 또 쉬는 것을 이해 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생각해 보니, 아마도 목회자가 외국에 간다고 했을 때 최소한은 호텔이나 모텔 또는 아는 교우들 집에서 지내게 되는 것을 생각한 듯 합니다. 또한 대부분 목회자들은 단순히 선교지를 방문하거나 집회 차 외국을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쉼이 수반되기도 하고 저는 그것이 결코 비난 받을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마도 이것이 보편적인 경우이다 보니 저 역시도 그렇게 다녀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 듯 합니다.




그러나 실제 이 캠프를 참여해 보신 뒤에는 이것이 꼭 필요하지만 굉장히 힘들고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올해 특히 고생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함께 한 조집사님이나 영석형제, 그리고 수정자매까지도 비슷한 의견을 내는 것을 봅니다. 대륙횡단 캠프 결코 관광이 아님을 알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 대륙횡단 캠프는 박목사가 좋아서 한다(?)


누군가 어떤 일을 할 때 좋아서 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일도 어느 정도하면 싫증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것이 소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소명은 좋든 싫든 해야 하는 단계라고 봅니다. 어떤 부르심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요! 목회도 대륙횡단도 저에게는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는 싫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라, 일종의 사명 같은 것입니다.


 


저는 유학을 하면서 모든 사람이 유학을 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다른 세상을 경험해보도록 돕고 싶은 강한 열정을 느꼈습니다. 특히 그들이 다음세대들이라면 더욱더 그래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환상 속에 살든지 우상 속에 살든지 할 것 같아서입니다.




사실, 대륙횡단을 하면 바닥을 경험한다는 말을 합니다.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관계적으로 3주 이상을 어른 노릇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목사 노릇하기는 더 어렵습니다. 장담컨대, 횡단을 하면 할수록 손해 보는 것은 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늘 출발할 때는 이런 기도를 합니다. “하나님, 작년보다는 덜 바닥을 보이게 해 주십시오!” 그럼에도 이 손해나는 짓을 하는 이유는 소수의 사람들이지만, 그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저 보다는 훨씬 인생을 멀리, 깊이 보고 가정과 교회와 직장에서 생활하길 바라는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이제 주일이면 뵙습니다. 저를 볼 때 이 두 오해를 감추고 인사하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땀 흘린 뒤의 뿌듯한 맘으로 서로 인사하길 소망합니다. 여러분들도 얼마나 수고하셨는지를 잊지않겠습니다. 그러면 관광도 아니고 손해 보는 짓을 왜 하는가? 라고 묻고 싶겠지요? 다음 주에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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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집사님 글이 너무 길어서 사역자방에 주보용을 따로 올렸습니다..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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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님! 그런 오해는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은 누구나 다 한 번씩은 생각해 볼것 같아요....하지만 지금은 목사님의 사역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또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목사님께 주신 하나의 소명이라 생각하고 이해합니다. 단지 목사님이 안 계신 그 기간이 넘 허전하고 빈것같은 그 무엇은 어쩔수가 없네요.....끝까지 힘내시고....늘 소망가운데 목사님께서 말씀하시는 다른사람들이 다른세상을 경헙하는것을 돕고 싶다는 그 말씀처럼 저희들도 그런 마음으로 생활하렵니다....목사님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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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시기 전에 '힘드시겠지만 그래도 부럽네요'하고 문자를 날렸던 손가락이 많이 부끄럽네요. 제가 너무 여행을 좋아하다보니..T.T 목사님 오늘 설교하셨듯이 용서해주세요. 휴가 기간 동안 푹 쉬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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