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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장밋빛 인생” (매주 수목 10시, KBS2)이라는 드라마가 “불멸의 이순신” 이후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내용은 아주 단순합니다. 조강지처(糟糠之妻:가난한 때 고생을 함께 하며 살아온 아내)를 버리면 고생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내뿐이겠습니까? 요즈음은 남편을 버리는 아내가 더 많다고 하니 남편을 버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사실, 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으며 함께 고생한 아내를 버리면 패가망신한다는 이야기는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는 참으로 오래된 소재 입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판소리 12마당 가운데 하나인 “배비장타령”인데 이것은 18세기 초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19세기 초 조선후기에 이 타령은 “배비장전”이라는 한글 소설로 개작되어 일반인들에게 소개됩니다. 내용은 서울을 떠날 때 어머니와 아내 앞에서 결코 바람을 피우지 않겠다고 약속한 배비장이 제주도에 도착해 애랑이라는 기생에게 빠져 망신을 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런 잘못된 남녀관계에서 오는 스토리는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가 되어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영화에서는 “미워도 다시 한번”이 생각나고, 드라마에서는 80년대 김수현씨의 “사랑과 야망”과 90년대의 제 고향 영덕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그대 그리고 나” 가 생각납니다. 적어도 그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아픔과 불행은 주인공이나 주인공 부모의 바람이나 이혼이었습니다.

성경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아브라함이 그랬고 야곱의 경우는 아주 평생을 그 아픔 때문에 살아간 사람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오래된 소재임에도 아직까지 이 소재는 드라마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합니다. 왜 그럴까요? 먼저는 그것이 단지 드라마의 소재가 아니라 아직도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혼은 말할 것도 없지만 이혼은 아니어도 많은 부부가 그렇게 살갑게 살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 생각할 것은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실수를 통해 배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우리 중의 대부분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은 신뢰할만하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결정은 잘못될 수 있지만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자신에게는 너그럽습니다. 사실 바람은 어떤 경우에도 바람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늘 자신의 경우는 사랑이라고 우깁니다. 자신은 바람을 피워도 똑똑한 바람을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말씀이 지금도 결혼에 대해 가정에 대해 진리를 선언하기 때문입니다.

대중적인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지만, 최근 가장 대중적인 한 신파조의 드라마를 통해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가정, 특히 부부관계를 한번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 나아가 우리가 그렇게도 사랑하는 신앙, 그 신앙의 그릇인 교회,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에 대한 생각에서도 교회사적인 실수나 공동체적인 실수, 또한 개인적인 실수를 통해 제대로 배워서 반복되는 실수로 인해 넘어지지 않는 우리가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