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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장년 자유게시판

옥천 그레이잎~!                       

                                                                                       싱그러운 싱글장년 사역칼럼 신근욱 목사

 

2012년 이맘때쯤 30명 남짓한 청년위주의 성경공부를 다른나라에서 무료로 인도하고 있었다.

대부분 일면식 있던 이들이다. 그중에 이제 갓 교회로 나선 어르신이 한 분 유독 계셨는데, 재혼할 분을 따라 열심히 교회를 출석하려던 중후한 멋을 지닌 남자 분이셨다. 대체로 먹고 사는 문제정도는 가볍게 제압한 분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어르신이 밤에 니고데모처럼 숙소로 찾아오셨다. 거듭남에 대한 질문과 근심은 아니었고. 뜻밖에도 5kg짜리 포도를 넣어주시곤 떠나가셨다. 그 얼굴에 만면에 미소와 자랑스러움으로 가득차 있었다. 물론 포도 한알도 감사하다. 하지만 그 얼굴은 정말 귀한 선물을 우리가 전할 때에나 갖는 기쁨으로 가득했다. 그 포도상자는 영어로 “Okcheon grapes(옥천 그레이잎스 정도로 읽어두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5kg 한상자는 잘만사면 돈 만원이면 살 수도 있는 평범한 캠벨포도였다.

 

한국에서는 언뜻 이해가 안되겠지만. 그때가 추석전이었고, 여기서 직항 비행기로도 12시간을 넘게 날아가야하는 거리. 그래서 2012년 그동네의 한국산 캠벨포도는 남달랐다. 충북 옥천에서 3년간 두드려온 남반구, 포도 수출의 원년을 이룬 복잡한 결과물이었다. 교민사회는 겨우겨우 배나 견고한 과일에 만족해야하는데, 캠벨로 통칭되는 새콤달콤한 진짜 국산 포도에 열렬히 환호했고. 가격은 이곳의 두세배 이상이었다. 그러니 중산층 어르신의 만면의 미소가 이해되었다. 큰 딸 세은이는 그 귀한 포도 한 송이를 한알처럼 씩씩하게 삼켰고. 이름을 묻길래 옥천 그레잎~스라고 해두었더니 한 해가 지나도 포도를 먹을 때마다 옥천 그레잎~스라고 한다. 맛있는 포도의 대명사가 되었다라고나 할까.

 

우리 싱글장년들의 작년의 추석은 어땠을까? 듣고 싶은 얘기도 많다. 곧 긴 추석 명절인데, 이번 주는 강원도의 한 지역교회를 섬기는 일로, 교회어른들 몇몇분과 신목사가 떠나있어야 하기에 우리 싱글장년들에게 미리 추석인사도 하고 싶다. 사실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추석에 떳떳할 수 있을까. 뜸하고 그간 관계가 소원했던 친척 어르신들은 악의적이지도 않고 어색하니까 또는 인사치레로 별생각없이 취업하기 어렵지? ~ 들어갈 곳이 없으면 알아봐주랴고 다같이 앉은 자리에서 친절히(?)물어주신다ㅜㅜ 한술더 떠 눈을 낮춰야 한다라고 다같이 박장대소하며 결혼과 교제 늦은 것이 교만의 증거라도 되는 듯이 웃으며 말씀들하신다. 이럴 때 주눅들게 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당연하다. 가까스로 취업을 하고, 교제에 성공했는가. 그래도 엄친아들과 딸이 친척중에 꼭 하나쯤 끼어있어서. 내 스펙은 한없이 부끄럽고 어르신들 섬기려고 월급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용돈도 초라하고, 내눈에는 천사같고 장군같던 남자친구 여자친구도 보잘 것 없는 사람처럼 취급받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다른교회 싱글장년부서에서는 적지않은 프로그램을 추석에 돌리고, 이 불편한 시기의 피난처를 제공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 교회에서 종종 회자되는 말처럼, ‘상식적이고 자연스런추석이면 좋겠다. 사실 그래봐야 몇 시간 아닌가. 군에서 견뎠던 청년들, 입시를 견뎠던 청년들, 몇 시간 넉살 좋게 웃어드리고, 오히려 대범하기를 축복한다. 웃자고 던지시는 말에 죽자고 덤비지 말고. 올 추석이후로 명절을 간 크게 지내는 법을 익히길 축복한다.

 

자기에 대한 죄인들의 이러한 반항을 참아내신 분을 생각하십시오. 그리하면 여러분은 낙심하여 지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Consider him who endured such opposition from sinful men, so that you will not grow weary and lose heart) - 히브리서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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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이팅입니다 ^^ 메리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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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이걸 어쩌죠? ... 제가 강원도에 가지 않도록, 장로님들과 안수집사님들께서만 가시게 되었습니다. 배려를 한 두번 사양해봤지만. 깊은 배려임을 알고 감사히 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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